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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미술 심리치료의 이해


                                     신 원주



"이럴 때에 우리 아이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장래에는 무엇을 시키면 좋을까요?"

"우리 가족 이야기도 그림에 다 나오는 건가요?"

"아이의 이러이러한 성격이 고쳐지나요?"

제 화실 이름 아래에 적어놓은 "Art Therapy-Based Art Studio"라는 문구 덕에 제가 자주 받는 질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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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심리치료라는 분야가 체계적으로 발달된 것은 이제 30여년 남짓하여 아직 더 발전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최근 그 성과가 미술 심리치료를 직접 접한 이들 사이에 많이 퍼지고 여러 학술지 등에 보고되어 그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인지도에 비하여 미술 심리치료의 정확한 이해는 아직 많이 부족한 듯합니다. 미술 심리치료는 병원에서 행하는 수술처럼 단번에 진단이 나오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안겨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의 바람과 달리 위의 질문들에 저는 속시원한 답을 드리지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그림에서는 그 그림을 그린 이의 성향이 분명히 드러나지만 단 한두 장의 그림에서 그린 이의 성향을 파악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오직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미술 심리치료사와의 지속적인 관계가 뒷받침되었을 때 그러한 성향들을 정확하게 알아보고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미술의 역할

 

그림 그리기는 인간이 태어나서부터 가장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표현행위입니다. 고대의 동굴안에서도 그 시대를 반영하는 그림들이 발견되듯 인간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이 같은 행위는 그림이 언어가 충족할수 없는 범위의 표현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에서 어린아이들에게 있어 미술은 다른 놀이나 활동에 비해서도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미술만이 아이의 아직 발달되지 않은 언어를 채워주며 만족감 있게 자아를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반복적인 행위를 통하여 그림 그리기 또는 만들기가 능숙해지면 만족감이 높아져 아이의 자신감도 상승합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여러가지 표현활동 중에서 미술에서만 그린 이의 행위가 유형의 결과물로 표현됩니다. 그린 이의 감정과 생각의 상징적인 표현(내면의 표면화)à 그림을 보고 자신의 행위 인지à 처음의 상징적인 표현의 다른 차원적인 이해(표면의 내면화)의 과정을 통하여 그림은 그린 이의 내적 세상과 외적 세상을 이어주는 기능적인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와 같이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언어로 담아내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에 닿아 있기 때문에 미술 심리치료는 언어를 사용하는 보통 심리치료가 건드릴 수 없는 범위에서 치유작업을 합니다. 단번에 눈에 띄는 결과를 주지 않는 미술 심리치료는 그린 이의 인지능력 향상과 건강한 자아 성립, 그리고 다른 이들간의 관계 향상의 지속적인 과정이라 정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듯합니다.

 

미술교육과 미술 심리치료의 차이

 

치료를 받는 의뢰인의 관점에서 보는 미술 심리치료과정은 그냥 보통의 미술시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미술교육과 미술 심리치료를 분명하게 구분짓는 것은 바로 심리치료사의 자세입니다. 기본적으로 미술 심리치료사는 의뢰인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일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의뢰인의 감정의 열고 닫음을 도와줍니다. 미술선생님이 그림 자체의 기술이나 완성도를 추구하는 반면 미술 심리치료사는 그림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그린 이의 감정이나 주위 환경에 연관지어 그림을 통해 스스로 의미를 찾게 하여 의뢰인이 무의식적으로 표현해낸 사건이나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 안의 끊어져 있거나 잘못 이어져 있는 관계들을 또한 무의식 안에서 복구하는 작업을 합니다.

 

재료를 보는 관점에서도 미술교육과 미술심리치료는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미술교육에서의 미술재료는 단지 그림을 그리는 이의 표현력을 도와주는 도구이지만 미술 심리치료사는 다양한 종류의 재료가 의뢰인의 내적 정신세계의 각각 다른 부분을 자극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에 따라 재료의 감촉, 사용 공간, 움직임, 위험도, 양을 평가하고 의뢰인의 발달/성장 정도, 신체 조정능력 정도, 이전 경험, 흥미, 그리고 그 외의 특별 사항에 맞추어 맞는재료를 소개합니다. 또한 미술 심리치료사는 대화로 표현력 상승을 도모하고 의뢰인의 내면과정(internal process)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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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이러한 자세의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 큰 차이를 불러오곤 합니다. 미술 심리치료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드러나는데 그 대상이 특별히 제한되어 있지는 않으며 대개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더 빠르고 두드러지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글부터 몇 가지 사례를 통해서 미술 심리치료의 과정과 효과를 세부적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미술심리치료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저 역시 개인적으로 접한 그 실질적인 효과를 더욱 많이 이들이 쉽고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Art Therapy-Based Art Studio”는 미술심리치료의 기본적인 개념과 심리치료사의 자세를 미술교육에 접목시켜 학생 개개인을 더욱 깊이있고 정확하게 이해하며 그들의 성향에 맞춰 만족도 높은 맞춤 미술교육을 진행하고자 하는 목표와 의지에서 더해진 문구입니다.)

 

 

글을 쓴 신원주 선생님은 코넬대학교 (Cornell University)

프랫대학원 (Pratt Institute)에서 순수미술과 미술 심리치료를 전공했다.

뉴욕소재의 병원과 초등학교에서 환자들과 학생들과의

개인 및 그룹 미술 심리치료를 통하여 좋은 결과를 냈고,

사립 유치원에서 실험을 통하여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지낸 아이들에 대한

미술 심리치료의 효과를 연구논문을 통해 입증했다.

 현재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미술지도를 하며 작품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